스마트홈의 허브를 노리는 스피커의 한계
거실을 장악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은 오랫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었다.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스마트홈이 ICT의 다음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BI인텔리전스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스마트홈 기기는 작년에 672.6조 개가 도입되었고 2019년에는 5609.1조 개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규모도 작년에 10조원을 돌파하였고 2019년까지 연평균 20%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가전 제조사들은 스마트홈 시장이 커가면서 중심이 되는 허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려왔다. TV를 시작으로 냉장고, 비디오게임기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경쟁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새로운 기대주로 등장하는 기기가 있는데 바로 스마트 스피커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스마트 스피커는 2014년에 출시된 아마존의 에코가 개척한 영익이며 음성 인식 기반의 비서 서비스가 핵심인 IoT기기를 말한다.
에코이 새로운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면서 구글도 유사한 컨셉의 제품인 구글홈을 12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애플과 삼성전자도 유사한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누구를 출시했고 네이버는 컨셉 동영상을 통해 ‘아미카 프로젝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업계의 뜨거운 열기에 비해 스마트 스피커가 스마트홈의 허브가 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스마트홈 허브’에 초점을 맞춰 스마트 스피커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스피커는 거실의 필수품이 아니다.
스마트홈 허브의 첫번째 기대주는 TV였다. 커다란 화면이 있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기기와 연동이 가능하고 스마트 OS를 탑재하기에도 적합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시 전원이 켜져 있지 않다는 한계때문에 냉장고가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아예 연산 능력이 우수한 PC를 거실로 빼서 이용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러한 기기들의 공통점은 일반적인 통념으로 거실에 반드시 필요한 가전제품들이다.
여기에서 스마트 스피커의 본질을 살펴보면 블루투스 스피커라는 것을 상기할 수 있다. 새로운 기기가 대중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TPO에 반드시 필요한 사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블루투스 스피커는 거실의 필수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확실히 블루투스 기반의 기기들이 성장을 하고 스피커도 판매량이 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러한 가족구성원 개개인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헤드폰과 이어폰에 집중되어 있으며 다수의 가족구성원이 사용하는 공간에서 음악을 함께 듣는 빈도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NFC를 이용해서 페어링을 하는 방법도 예전에 비해 많이 쉬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운 관문이다. 거실의 주요 사용자인 중장년층이 블루투스에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인터넷 설정만 하면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 TV도 여전히 어려워하는 사용자가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금 지난 자료이기는 하지만 스마트 TV를 보유한 사용자 중에서 53%가 인터넷 연결을 하지 않았다는 통계자료가 있다.
둘째, 하드웨어 구성이 확장에 한계가 있어
스마트 기기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 즉, 매력적인 기능은 필수적이다. TV나 냉장고, 비디오 게임기들이 스마트홈에서 실패한 원인도 킬러 콘텐츠의 부재에 있다. 저용량의 스펙과 입력 장치의 한계, 그리고 스크린이 없는 스마트 스피커가 이 벽을 넘을 수 있을런지 관건이다. 실제로 아마존 에코를 통해 사용자들이 하는 일을 살펴보면 아직은 제한된 영역에 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알람과 음악 재생을 하는 비율이 높고 나머지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에코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거론되는 쇼핑도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는 10%에 불과하다. 스마트 조명 기기와 연동하여 제어를 하는 사용자가 45.9%(가끔씩), 31%(주기적)으로 이용하다는 점이 다소 독특한 모습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모두들 음성 비서 서비스에 집중하는 듯 하다.
음성 비서 서비스에 대한 완성도가 선결과제가 되는 셈인데 현재는 시장 진입 단계로 대부분 대동소이한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입 단계에서 대중화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변기기와 고용량 스펙이 필요한데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스피커에 있는 음성 서비스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 가족을 이해하는 기술은 초보단계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은 지금까지 홈 오토메이션에 초점을 맞춰왔었다. 연결되어 있는 조명, 온수, 냉난방 시설, 가전제품을 제어하거나 도난 경보, 방범 등에 집중해 온 것이다. 스마트 스피커의 접근이 기존 스마트홈과 다른 것은 음성 비서 서비스를 포함해서 연동되는 콘텐츠와 정보가 개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차이점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지금까지 개인화 기술은 철저히 ‘개인’에 집중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다.
스마트홈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이 아닌 가족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테면 음악 재생, 일정 확인 등과 같은 기능을 이용할 때 가족 구성원 전체가 만족할 수 있는 추천을 해야 한다. 스크린이 없기 때문에 여러 결과를 보여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족 기반 추천 서비스는 아직까지 명쾌한 기술이 없고 노하우도 부족하다. 현재는 일반적인 개인화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데 결과가 맞고 틀림이 크게 중요하지 않는 카테고리와 기능에 한정되어 있다. 스마트폰에서 발전하고 있는 개인 음성 비서와 차별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스마트 스피커의 역할과 기능은 매우 다양하다. 이동을 하거나 아웃도어에서 사용되기도 하고, 에코는 가정용 커머스에 초점을 맞춰 호응을 받고 있다. 어떠한 TPO에 방점을 두고 발전할런지는 소비자의 반응을 보며 판단할 것이다. 다만, 스마트홈의 허브에 한정되어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는 위험 요소를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기 바란다. 현재 나온 제품이나 앞으로 개발되는 스마트 스피커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차별점을 가지고 등장하는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 이 글은 제가 스마트 초이스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원문을 이곳에 남깁니다.
국내 ICT 시장의 2016년 10대 이슈
국가별 패블릿 선호도
Accenture Digital Consumer Survey에서 전세계 2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패블릿 선호도. 실제 사용율과는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의미있는 자료인 듯~
- Turkey, 64 percent
- Indonesia, 61 percent
- South Korea, 51 percent
- Russia, 50 percent
- United Arab Emirates, 50 percent
- Czech Republic, 49 percent
- Brazil, 48 percent
- Spain, 46 percent
- Mexico, 47 percent
- Saudi Arabia, 43 percent
- Italy, 42 percent
- Canada, 39 percent
- Australia, 37 percent
- France, 37 percent
- United Kingdom, 37 percent
- Sweden, 31 percent
- Netherlands, 30 percent